새해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7배 가까운 자금을 받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정국 불안,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 제기 등으로 채권 발행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금리 인하 전 채권 매수 수요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5000억 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조 46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신용등급 ‘AA+’급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희망 금리 범위로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는데 △2년물 -10bp △3년물 -7bp △5년물 -5bp △7년물 -7bp에 유효 수요를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포스코 회사채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이달 14일 최대 1조 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안을 검토 중이며 조달 자금은 채무상환 및 시설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포스코의 수요예측 흥행은 연말 국채금리 상승으로 전반적인 회사채 금리 수준이 한국 기준금리(연 3%)보다 높아지자 신용등급 높은 우량 채권에 대한 저점 매수 전략의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은행이 이달 혹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리 인하 전 회사채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회사채 중 만기가 5년 이상인 종목들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완판에 성공했다는 건 연초 효과(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집행 재개에 따른 채권 시장 강세)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우량 채권뿐 아니라 ‘A+’급 이하 비우량 채권 역시 연초 효과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태이나 오히려 연초 채권 가격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며 “AA등급 대비 A등급 회사채 강세로 양극화 완화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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