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대부’로 불린 강성진 전 한국증권업협회장이 1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다. 1927년 충남 예산 출생이다.
강 전 회장은 국내 증권업계 1세대다. 1957년 동명증권으로 증권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동명증권 전무, 영화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1964년에는 삼보증권을 인수해 국내 1위 업체로 키워냈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모두 국내 증권 업계의 첫 사례이자, 역사가 됐다. 삼보증권 사장 시절 증권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고 전국적인 지점망을 구축하는 등 주식시장 대중화를 선도했다. 1983년 대우증권과 합병되기 전까지 삼보증권은 약정고 기준 시장 점유율 20%를 넘나들었다. 국내 증권사 첫 조사부와 국제부를 만들어 기업공개(IPO) 시장과 자본자유화 시대를 열어 나갔다. 삼보증권은 인재 사관학교 역할도 했다.
고인은 1990년 증권업협회장으로 선출돼 당시 흔들리던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처음으로 4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했다. 2013년 B&G증권 명예회장을 끝으로 반 세기 만에 공식 은퇴했다. 2014년에는 증권시장에 대한 기억과 소회를 풀어낸 회고록 ‘증권 반세기’를 펴냈다.
유족으로는 아들 완구(일동월드와이드 회장), 흥구(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딸 신애(따뜻한재단 이사장), 사위 박용만(같이걷는길 이사장,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며느리 김미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층 23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도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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