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처음으로 금융 당국, 공공기관과 협력해 소상공인 등 영세 수출입업자 지원에 나선다. 비상계엄의 여파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고환율이 지속돼 자금 여력이 낮은 이들 기업의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인터넷은행의 최대 강점인 플랫폼을 활용해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 한국무역보험공사,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달 환율 상승으로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3사가 무보와 수출입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무보의 보증서를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을 인터넷은행을 통해 비대면으로 공급하며 유동성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3개년간 수출입 이력이 있는 국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이번 보증서 담보대출 상품은 올 상반기 말 출시 예정이며 구체적인 규모는 협의 중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무보와 준비하는 비대면 대출 상품은 수출입 기업에 추가적인 보증을 통해 대출을 제공하는 보증서 대출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수출입 자영업자·소상공인에 경영 안정 자금과 금융 비용 등을 신속하게 지원하며 수출 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 비상 정국으로 지난해 12월부터 14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때문에 자금난 등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달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편관세 부과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가 예상되고 있어 수출을 비롯한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예단하기 어렵다.
인터넷은행 업계는 이번 협력에서 최대 강점인 플랫폼을 앞세울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플랫폼에서 보증 기관의 금융 상품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30세대 자영업자가 늘어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대면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고객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개인사업자들이 인터넷은행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역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보의 보증서 혜택이 있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정보 접근성의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3사를 활용하면 더 많은 차주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요 시중은행들도 국내 수출입 기업에 자금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수입신용장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에 신용장 대금 결제일을 특별 연장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의 의무 상환 비율 적용은 한시적으로 제외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일시적 결제 자금 부족 등 금융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신속한 심사로 여신을 지원하고 수입신용장 만기 연장 기준도 완화한다. 하나은행은 환율 변동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기업당 최대 20억 원, 총 3000억 원 규모의 특별 대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우리은행 역시 환율 상승으로 운영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에 ‘경영 안정 특별 지원’으로 기업당 최대 5억 원까지 유동성을 공급한다. 또 수출 기업에 총 2700억 원 규모의 무보 보증서 담보대출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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