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익차등형 공모펀드는 저희 금융 그룹이 후순위 투자자로 들어가 선순위 투자자인 고객들의 손실을 일정 부분(15% 한도)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손실 부담을 덜기 위해서 출시 날짜 기준으로 가장 유망한 테마들을 골라 담을 수밖에 없죠. 이번 손익차등형 공모펀드 5호가 미국 상장 기업 중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최민규(사진)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담당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투자 미국경제주도산업 펀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해당 펀드는 이달 23일 설정을 목표로 8일부터 한국투자증권이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선순위 투자자의 손실을 후순위 투자자가 일정 한도까지 책임지는 펀드다. 한국투자 미국경제주도산업 펀드의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계열사가 후순위로 설정돼 있어 손실액의 최대 15%를 인식한다. 가령 1000억 원의 운용 자산 중 15%인 15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면 선순위 투자자들은 손실이 없는 셈이다. 만기는 3년이며 수익률이 15%에 도달할 경우 조기 상환된다. 수익률 10%까지는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가 85대15 비율로 수익을 배분하고 10% 초과 수익분에 대해서는 55대45 비율로 나눠 갖는다.
한투운용은 뛰어난 운용 능력과 그룹 계열사 지원을 바탕으로 손익차등형 공모펀드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1938억 원이던 설정액(후순위 투자금 제외)은 15일 기준 3758억 원으로 1년여 새 93.91% 급등했다. 최 담당은 “손익차등형 펀드는 손실이 두려워 공모펀드 가입을 꺼려하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라며 “지주 차원에서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 담당은 한투운용의 손익차등형 펀드가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상품 출시 당시 좋은 흐름을 보였던 테마를 선정해 투자한 전략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경우 인공지능(AI) 관련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비중을 높이며 재미를 봤다.
최 담당은 올해 미국 주식 투자 키워드로 ‘트럼프’를 꼽았다. 미국 주도 경제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며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담당은 올해 미국 증시 유망 테마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는 반도체·하드웨어, AI·소프트웨어, 제약·생명공학, 미래 금융 서비스, 전통·미래 에너지, 전력 인프라, 우주항공·방산 등 7가지를 뽑았다.
최근 급락과 급등을 오가며 극심한 변동을 보이는 양자컴퓨팅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에게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아직 투자 전망을 내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최 담당은 “지금 상황은 초전도체 테마주가 급등했던 때와 유사하다”며 “양자컴퓨팅 기술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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