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통해 확인된 경제심리지수가 이달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등 일련의 정치적 충격은 일부 흡수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완연한 회복세를 위해선 정부의 적극재정 의지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응 방향 강화 등이 제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뉴스심리지수(NSI)는 19일 100.6을 기록했다. 이는 장기평균(2005~2024년)인 100을 웃도는 수준이며, 12·3 비상계엄 이전인 11월 평균 수준(100.47)을 넘어섰다.
NSI는 한은이 국내 50여개 언론사의 경제 기사 표본 문장을 매일 1만 개씩 추출해 인공지능(AI)을 통해 긍정·부정·중립 감정을 분류하고 각 문장 수 차이를 계산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인 100을 넘겼다는 얘기는 긍정적인 뉴스가 더 많다는 의미다.
NSI는 비상계엄 직후 크게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3일 92.74를 가리켰던 NSI는 4일엔 87.54로 급락했다. 이후엔 조금씩 오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부결 직후인 10일엔 77.08로 급락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미 두 번의 탄핵 경험이 있기 때문에 탄핵 그 자체보단 탄핵 부결 등 절차적 불확실성이 더 커졌을 때 뉴스심리지수가 더 악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여야 300명 전원 투표로 가결된 이후에는 NSI가 90대로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수석은 “최근 NSI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의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충격을 어느 정도 소화시켰다는 얘기"라며 “이에 비해 새롭게 나오는 경제지표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모습에 가까운데, 이는 NSI는 2~3개월 앞선 선행지표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도가 일부 해소된 만큼 실물경제의 회복을 위해선 정부와 여야의 적극적인 정책 의지나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및 집행 시기를 구체화하거나 트럼프 2기의 행정명령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경제팀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일선의 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일별로 확인할 수 있는 경제 데이터는 뉴스심리지수가 유일하다"면서 “경제심리 회복의 길이 열린 만큼의 이제 경제 회복의 공은 정부에게로 넘어갔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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