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해부터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능력을 갖춘 첨단 로봇이 농사에 투입 된다. 드론으로 농작물의 생육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료 및 농약을 처방 하는 것은 물론, 자율작업 콤바인 등으로 농작물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모습도 농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고령화와 이상 기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오래 기간 준비해 온 디지털·데이터화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농촌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펼쳐질 첨단 농업 기술은 이달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업계 최초로 CES에서 참가한 대동(000490)은 글로벌 하이테크 농업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AI 농업 기술을 선보였다.
대동은 이번 CES2025 전시 부스에서 선보인 제품은 첨단 AI 기반의 △다기능 농업로봇 △정밀농업 △AI 식물 재배기등을 선보였다. 여기에 국내 업계 최초로 비전 센서 기반으로 농경지·장애물·작업기를 인식해 자율작업을 수행하는 트랙터와 작업자를 자율 추종하는 운반 로봇 실물로 함께 전시했다. 이 중 운반 로봇은 올 1분기 출시 될 예정이다.
최대 300㎏까지 실을 수 있는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작업자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자율 추종을 하다 장애물 감지 시 정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전방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형상, 착용한 조끼의 색상, 조끼에 있는 문양 등을 확인한 뒤 자율주행제어기에 이 정보를 받아 기존에 학습시킨 데이터와 일치하면 로봇에게 지시를 내려 작동을 하게 하는 원리다. 또 유선(와이어)을 통한 수동 조작도 가능하고 리프트와 덤프 기능도 갖췄다.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다. 앞서 대동이 당진에서 선보인 자율작업 3단계 기능을 갖춘 트랙터가 위치 파악 시스템(GPS)를 이용해 미리 지점을 지정해 주면 그에 따라 자율 작업을 수행했다면 이날 선보인 트랙터는 비전 센서와 AI 기능을 통해 스스로 인식해 작업을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AI라는 두뇌에 비전 센서라는 눈이 생긴 것이다. 박화범 대동 AI기술개발팀장은 “부착된 카메라 센서가 농로·농지 경계선, 장애물 등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객체 식별 정확도가 높다”며 “2500시간 이상의 농경지 주행과, 300만장 이상의 농업 환경 이미지를 학습시켜 높은 작업 효율성과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25에서 대동이 최초 공개하는 제품인 다기능 농업로봇은 딸기 재배 작업을 기준으로 로봇에 탑재된 AI 소프트웨어(SW)가 사람의 음성 지시를 이해하고, 주변환경을 인지해 다양한 작업을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한다. 딸기 모종을 옮겨 심는 정식 작업부터 적화, 런너(불필요한 가지) 제거까지 딸기의 생육 전반을 관리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외에도 AI 식물 재배기는 AI와 농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식물을 수확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AI 소프트웨어(SW)가 내장된 카메라로 씨앗 캡슐을 인식해 식물 별 온·습도, 조도, 배양액 등의 재배 환경을 자동 제어한다. 생육 상태를 분석해 수확 시기도 예측 가능하다. AI 식물 재배기는 대동 부스 뿐 아니라 이번 삼성전자 부스 내 케어존에 바질, 메리골드 등이 식물이 재배된 상태에서 전시돼 관람객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대동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은 대동이 4년간의 정밀농업 실증을 기반으로 AI가 알아서 농사를 짓는 미래농업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도 했다. 대동 부스에 있는 트랙터 내부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토양 분석과 비료 처방, 생육/병해충 진단, 수확 등 각 작업에 대해 안내하고 작업 수행 여부를 관람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대동은 올해 정밀농업을 본격 사업화해 2029년까지 3만6500개의 농가를 확보해 1조 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밀농업은 토양 분석과 드론 등을 활용해 수집한 농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별 생육 상태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파밍 기술을 담은 서비스다. 대동은 지난해 1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쌀 또는 논콩을 재배하는 12개 농가에 이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들 농가는 비료량이 7% 감소했고, 쌀 수확량은 6.9% 증가했다.
원유현 대동 부회장은 "다년간 개발한 AI 기반의 미래농업 기술을 세계 시장에서 선보여, 그 가치와 경쟁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AI농업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하겠다”며 “올해부터 국내 시장에 정밀농업, 스마트파밍 등 미래농업 기술을 본격 보급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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