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연초부터 전기차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한국에 진출한 중국 비야디(BYD)에 맞서 ‘안방’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인 가격 할인에 나선 것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이달 말까지 주요 전기차 판매가를 낮춘다고 5일 밝혔다. 현대차 아이오닉5·6는 300만 원, 코나 일렉트릭은 400만 원 내린다. 기아 EV6와 EV9은 각각 150만 원, 250만 원 할인하고 니로 EV도 200만 원 저렴하게 판매한다.
KG모빌리티(KGM)도 자체적인 보조금 지원을 내걸었다. 정부 보조금 축소에 따른 고객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KGM은 올해 말까지 토레스 EVX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75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서울에서 이번 구매 혜택을 적용받으면 아이오닉5의 이륜(2WD) 롱레인지(19인치 빌트인 캠 미적용) 모델의 실구매가는 기존 5410만 원에서 4438만 원으로 낮아진다. 정부 보조금 및 제조사 할인 비례 보조금,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현대차 혜택 등을 반영한 결과다. EV6(2WD 19인치 롱레인지 트림) 실구매가도 5060만 원에서 4058만 원으로 줄어 1002만 원을 아낄 수 있다.
국내 업체의 가격 할인을 두고 지난달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낸 BYD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BYD코리아는 지난달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를 3000만 원 초반에 출시했다. 보조금을 받으면 2900만 원대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전기차 가격은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체는 구매 부담을 낮춘 대중화 모델을 늘리는 한편 가격 할인을 제공해 연초부터 시장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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