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지난해 1조 7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는 최대 실적을 앞세워 1조 3000억 원을 투입해 한화오션(042660) 지분율을 42%로 끌어올렸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방산·조선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11조 2462억 원, 영업이익 1조 724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3%, 190%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는 사상 처음 수출 금액이 내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120㎜ 자주 박격포 비격 등 주요 무기 체계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는 또 이사회를 열고 한화임팩트파트너스(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주당 5만 8100원 (2월 10일 종가 기준)씩 총 1조 3000억 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화에어로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율은 34.7%에서 42.0%로 늘어나게 됐다. 한화에어로 측은 한화오션 지분 확대를 통해 시너지를 제고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2023년 2조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를 확보한 바 있다. 당시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272210)·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 등 4개 사가 참여했다. 이번 지분 이동은 당시 한화임팩트·한화에너지가 확보한 지분을 한화에어로가 흡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각 계열사로 나눠져 있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에 일원화한 것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한화에어로를 이끌고 있는 만큼 한화오션에 대한 김 부회장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 지분을 추가 인수해 방산 및 조선 해양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고 수출 확대를 통해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근 한화시스템과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 해양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한 만큼 필리 조선소의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존 지상 방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더해 조선 해양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며 “장기 사업 잠재력이 큰 조선 해양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방산 및 조선 해양 기업으로서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 지분을 매도해 대규모 현금을 확보한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에너지는 해당 자금을 신규 사업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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