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당수 증권사들이 SK바이오팜(326030)에 대해 뇌전증 신약의 실적이 괄목상대할 것으로 기대하며 연이어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전체 연간 매출 중 80%가량을 신약 미국 매출이 차지했다. 증권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처방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SK바이오팜이 내년에도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14만 5000원에서 16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신약 ‘엑스코프리’는 2027년 글로벌 뇌전증 시장 매출 1순위 제품으로 등극할 전망”이라며 “매출총이익률 개선과 엑스코프리 성과를 반영해 매출 1조 원 달성 시점인 2027년의 영업이익 전망을 8%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SK바이오팜의 목표가를 14만 5000원에서 16만 원으로 올렸으며, 삼성증권도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부국증권(13만 5000원→17만 원), 상상인증권(13만 5000원→14만 9000원), SK증권(14만 원→16만 원), 신영증권(13만 원→16만 원), 메리츠증권(15만 원→17만 원), 키움증권(13만 원→14만 원), DS투자증권(13만 5000원→15만 원) 등도 줄줄이 목표가를 올렸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획득, 직접 판매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바이오파마’”라며 “신약 상업화 비즈니스 모델을 실적으로 증명해나가고 있는 첫 번째 주자”라고 짚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6일 실적 발표에서 3년 만에 적자에서 탈피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5476억 원으로 대비 54.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63억 원으로 전년 영업손실(375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성장세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바탕으로 세노바메이트 단일 매출로만 이룬 쾌거”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체 매출 5476억 원 중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만 4387억 원(전년 대비 62.0% 증가)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엑스코프리의 처방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엑스코프리의 처방 수는 지난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6.8%, 2분기 9.1%, 3분기 8.0%, 4분기 9.6% 성장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 처방 수는 10만 2792건을 기록, 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성장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6.0% 증가한 1407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공격적 마케팅 진행과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할 것이나, 낮은 매출원가율 효과로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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