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정체에 빠진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숏폼(짧은 영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거대 플랫폼인 틱톡과 유튜브를 통해 웹툰의 이름값을 높여 이용자를 더 많이 유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이달 10일(현지시간)부터 4월 14일까지 ‘웹툰 비디오 콘테스트’를 진행한다. 입학용병·전지적 독자 시점 등 21개 인기 웹툰과 관련한 59초 이하의 영상을 유튜브 숏츠나 틱톡에 올려야 한다. 참가자는 리액션 영상이나 웹툰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면 된다. 우승자는 3만 달러(약 4300만 원)의 상금을 수상하며 1만 명에게는 웹툰을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준다.
네이버웹툰이 숏폼 공모전까지 개최하는 이유는 북미 이용자 수가 둔화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초심으로 돌아가 웹툰 콘텐츠 자체에 대한 인지도부터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네이버웹툰 글로벌 시장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MAU)는 1억 193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줄었다. 3분기 이들 국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459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도약을 위해 추가 이용자의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기자매'의 ‘퀸 네버 크라이’(여왕은 절대 울지 않아)라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 틱톡 등을 통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처럼 숏폼 공모전으로 웹툰의 화제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숏폼 공모전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 및 IP와 협업하며 화제성을 높이고 있다. 북미 고등학교 농구리그인 ‘오버타임 엘리트’ 기반의 웹툰을 연재하고 있다. 이 농구리그는 틱톡 팔로워가 28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IP다. 인기 코미디 스트리밍 플랫폼 드롭아웃과 ‘디멘션20’ 기반의 웹툰 ‘판타지 하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이용자가 1억 명이 넘는 미국 모바일 학습 플랫폼 듀오링고와 협업을 통해 웹툰 '듀오 언리쉬드!'를 연재했다. 구독자 796만 명의 유튜버 ‘트라이 가이즈’와도 손을 잡았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지식재산권(IP)을 지속해서 확보하고 있다. ‘로어 올림푸스’와 '언오디너리' 등 인기 작품을 발굴한 아마추어 플랫폼 ‘캔버스’가 전초기지로 삼았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대형 엔터테인먼트 박람회 ‘뉴욕 코믹콘 2024’에 사상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 현지 작가와 팬들과의 관계를 끈끈히 하기 위해서다.
북미에서 발굴한 웹툰을 할리우드 영화로 제작하며 ‘플라이휠’(선순환 구조)도 강화한다. 지난달 네이버웹툰은 북미에서 연재 중인 공포 웹툰 '스태그타운'을 영화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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