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 빚이 1930조 원에 육박하며 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택매매 거래 감소에도 비은행권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 보다 13조 원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보다 오름폭(+18조 5000억 원)은 줄었지만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만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잔액이 1807조 원으로 전분기 말(1796조 4000억 원)보다 10조 6000억 원 불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1123조 9000억 원으로 11조 7000억 원 증가했다. 주택매매 거래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오름폭(+19조 4000억 원)보다는 줄었지만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 1000억 원)은 1조 2000억 원 줄어 열세 분기 연속 뒷걸음쳤다.
대출 창구별로는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66조 1000억 원)이 석 달 사이 6조 9000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7조3 000억 원 불었다. 다만 전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폭(22조 2000억 원)보다는 줄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자 대출 수요 일부가 비은행권으로 옮겨 붙은 영향이다. 은행권과 비은행권간 주택담보대출 금리차는 지난해 3분기 1.21%포인트에서 4분기 0.23%포인트로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 310조 3000억 원)은 6조 원 늘었다. 이는 2022년 3분기 6000억 원 감소 전환한 이후 9분기 만에 첫 증가 전환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7조 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 원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량은 9000억 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4분기에 크게 불었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가운데 판매신용 잔액(120조 3000억 원)은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위주로 2조 5000억 원 증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