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다음 달 예정했던 40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정기 주주총회 이후인 4월로 미뤘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4월 4000억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3년 말 8620억 원 수준이던 차입금이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난해 말 4조 826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나자 공모채로 단기 차입금을 차환해 이자 비용을 경감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이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시장을 찾은 건 2010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초 고려아연은 회사채 발행 시점을 3월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행 시점이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와 겹치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선 주주들에게 자금 조달 계획을 설명한 뒤 발행을 하는 게 주주 이익 보호에 부합한다는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발행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이 불합리하게 침해되진 않는지 면밀히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불공정거래나 기타 불법행위와 관련된 문제, 또는 투자자들과 관련된 공시나 정보제공에 문제가 없는 한 가급적 개입을 안 하려는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간산업과 관련된 분쟁이 너무 오래되고 그 과정에서 거래처와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산업계와 재계의 우려는 잘 듣고 있다”면서도 “정기주총에서 주주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중요하고, 정기주총 이후에 다양한 상황을 보면서 혹시 (금감원의)역할이 있으면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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