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 초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겨룬다. 3사 대표가 나란히 현장을 찾고 지난해보다 전시관(부스) 규모를 키우는가 하면 사상 처음으로 LG유플러스도 단독 부스를 꾸려 AI 사업 역량을 뽐내고 글로벌 협력을 모색한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개막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 참가한다. MWC는 ‘융합, 연결, 창의’를 주제로 200여개국, 27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전시회다. 지난해 기준 10만 여명이 참가했다.
◇유영상 “자체 기술·글로벌 협력 양날개로 실체적 성과”
SK텔레콤은 피라그란비아 중심부인 3관 중앙에 992㎡(약 300평)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꾸린다. ‘혁신적인 AI, 미래를 앞당기다’를 주제로 파트너사들이 준비한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일 방침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로봇 자율주행·글로벌 영상 콘텐츠 현지화 지원 기술 등 산업에 실제 활용할 수 있는 AI 역량,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AI 거버넌스 원칙을 통신업계에 공유한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분산된 전력원으로부터 수급하고 AI 모델을 활용해 최적으로 제어하는 기술,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액체 냉각 방식,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액체로 절연해 안정성을 높여주는 기술을 전시한다. 전시에는 가상화 기술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 관리 솔루션,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등 복잡한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기술도 포함됐다.
SK텔레콤이 선보일 ‘AI 데이터센터 시큐어에지’는 강력한 검증이 장점인 제로트러스트 방식을 적용해 내부 데이터부터 디바이스·애플리케이션·개인정보까지 종합적으로 보호하며 원격 해킹 시도를 차단한다. 회사는 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와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 스토리지 등의 첨단 제품, SKC의 유리기판, 리벨리온의 AI 추론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 관련 기술력을 소개하는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그외 통신 네트워크가 통신 서비스와 인공지능 추론을 동시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AI기지국(AI-RAN)’, 대형언어모델(LLM)을 탑재한 클라우드와 소형언어모델(SLM)을 탑재한 디바이스가 최적의 추론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AI 라우팅’, 복잡하게 연결된 이동통신 설비들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도 선보인다. 통신 특화 LLM 모델을 결합해 요금제 안내, 변경 등 다양한 고객 요청에 정확히 대응하는 ‘텔코 AI 에이전트’는 기존 기반 시스템과 유연하게 연동해 별도 인프라 변경 없이 신속한 서비스 구축이 가능하다. ‘인프라 어시스턴트’는 LLM과 검색 증강 생성(RAG)로 운영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챗봇 형태로 제공한다.
스타트업 행사 ‘4YEN 4YFN’에서는 SK텔레콤의 15개 협력 스타트업이 부스를 꾸리고 협업 중인 프로젝트를 전시한다. 유영상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미팅을 이어가며 민간 차원의 ICT 외교를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유 대표는 “AI 산업의 진화 방향을 파악하고 발빠르게 미래를 준비하는 SK텔레콤의 다양한 기술력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자체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양날개로 실체적 성과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KT ‘K스트리트’, LGU+ ‘익시퓨처빌’서 AI에이전트 공개
KT는 4관 내 GSMA 테마관인 ‘커넥티드 인더스트라’에 지난해보다 1.7배 큰 383㎡ 규모의 부스를 만든다. 한국의 길거리를 모티브로 한 ‘K스트리트’를 주제로 다양한 AI 기술 시연과 체험을 제공한다. 우선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사옥을 모티브로 한 ‘K오피스’에서는 한국형 AI 모델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돕는 AI 에이전트 솔루션을 공유한다. 무선 시장 경쟁 분석, 효율적인 GPU 할당 과정, 탄소 배출 현황 확인, 고객 상담사 지식 추천 등 다양한 기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미래 경기장 콘셉트 공간인 ‘K-스타디움’에서는 그룹사인 KT DS가 AI 실시간 번역 기술을 적용한 경기장 아나운서를 공개한다. 또한 AI가 최적화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강인의 움직임과 목소리로 제작된 웰컴 메시지도 만나볼 수 있으며 AI로 제작된 KT 위즈의 맞춤형 응원가를 감상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K랩에서는 KT 네트워크의 비전을 제시한다. 방문객들은 미래형 통화 서비스인 ‘멀티모달 통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멀티모달 통화 서비스’는 AI가 의도를 파악하고 맥락을 이해해 기존 음성, 영상을 비롯해 실감형(오감) 통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안전한 길거리를 구현하는 기술도 선보인다. 5세대 이동통신(5G) 정밀 측위 기술인 ‘엘사’를 비롯해 스미싱·스팸 차단 기술,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이 적용된 다양한 보안 기술이 공개된다. 파트너사인 모바휠의 AI 기술을 소개하는 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KT AICT 상생협력관은 8홀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KT 협력 스타트업의 AICT 기술을 선보인다.
LG유플러스도 3관에 792㎡ 규모의 대형 부스를 마련한다. '안심 지능’을 주제로 고객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과 솔루션을 공개한다. 부스는 안심 지능이 적용된 차별화된 보안 솔루션을 비롯해 보안이 강화된 맞춤형 AI 에이전트,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AI 헙업 사례, LG유플러스가 그리는 AI의 미래 모습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자체개발 통신특화 AI 모델 ‘익시젠’, 양자컴퓨팅 시대에 앞서 안전한 보안 환경을 제공하는 '양자내성암호(PQC)', 딥페이크 목소리를 구분해 보이스피싱을 방지하는 기술인 ‘안티딥보이스’, 모바일에 이어 홈으로 확장 중인 퍼스널 AI 에이전트 '익시오', AI 기반의 영상 분석 솔루션 '익시 비전', 수도권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인 AI 데이터센터 등이 전시된다.
특히 ‘익시퓨쳐빌’이라는 조형물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해 AI 기술이 바꿀 미래의 생활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익시퓨처빌은 미래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고객들의 생활상을 담은 작품이다. 미래의 사람들이 LG유플러스의 AI 기술인 익시를 통해 일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람과 소통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그외 익시오를 활용한 자동 스케쥴링 및 검색 예약 구매, 미디어 에이전트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및 실시간 자막 위치 변경, 기업용 AI 솔루션을 활용한 파트너사의 페인포인트 해결 사례, 익시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과 디지털 휴먼 등 LG유플러스의 AI를 적용한 각종 서비스를 소개한다. 홍범식 등 경영진은 전세계 다양한 기업들의 서비스와 기술을 살피고 AI, 네트워크, 플랫폼 등 분야 빅테크 기업들과 만나 글로벌 협력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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