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가총액이 유럽에서의 판매량 급감 소식에 1조 달러(약 1432조 원) 아래로 주저앉았다. 주요 외신은 유럽 현지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개입 논란이 확산하면서 테슬라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6일 블룸버그와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 내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9945대로 지난해 1월(1만 8161대)과 비교해 45% 급감했다. 이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는 37% 증가했는데 테슬라 판매량은 되레 뒷걸음질을 쳤다. 테슬라 독일 판매량은 1277대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프랑스 판매량 또한 1년 전과 비교해 63% 감소하면서 2022년 8월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거뒀다. 특히 영국에서는 중국 기업이자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BYD가 테슬라 판매량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테슬라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는 178만 2000대 가량으로 2023년과 비교해 1% 감소했다. 법인 설립 이래 연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올 1월 미국(-7.9%), 중국(-11.5%)에서도 판매량이 동반 감소해 주요 시장 대부분에서 성장세가 꺾였다. 악재가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는 25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31분 전날보다 9.6% 내린 298.8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9700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테슬라 시총이 1조 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주요 외신은 머스크가 유럽 정치에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판매 부진 원인 중 일부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독일대안당(AfD) 선거 유세에서 영상으로 연설하면서 “독일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것도 좋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과거의 죄책감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그걸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 연설에서 취한 제스처가 ‘나치식 경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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