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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비싼 국내서 돈 쓰기 싫어"…해외사용 카드액 또 최대

지난해 31조…1년새 13% '쑥'

한은 "여행·직구 늘어난 결과"

인천국제공항이 출국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거주자들의 카드 해외 사용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물가가 고공 행진하자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주변국을 찾아 지갑을 여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4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 해외 사용 금액은 217억 2100만 달러(약 31조 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3년의 192억 2200만 달러보다 13% 늘었다. 카드 해외 사용액은 2020년 코로나19의 여파로 감소한 후 202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해외여행 수요 증대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 수가 늘고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023년 2272만 명에서 지난해 2869만 명으로 26.3% 늘었다. 또 온라인 쇼핑 해외 직구는 같은 기간 51억 1000만 달러에서 58억 3000만 달러로 14% 확대됐다. 카드 종류별로는 신용카드(154억 8700만 달러)와 체크카드(62억 3400만 달러)의 해외 사용액이 전년보다 각각 5.4%, 37.8% 증가했다.

반면 내수 침체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또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개인 국내 카드 이용 금액(국내 9개 카드사 기준)도 전년 대비 4% 늘어나는 데 그쳐 2년 연속 증가율 1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수준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사람들이 국내 소비를 꺼리고 있다”며 “반면 외국 여행 증가로 해외에서 사용하는 카드 금액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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