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며 미국의 ‘나홀로 독주’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울리고 있다. 미국 장기 금리 하락이 계속될 경우 원·달러 하락 상승 압력을 잠재울 수 있지만, 채권으로의 자금 이동은 자칫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 연 4.21%로 전거래일보다 0.05%포인트나 하락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4.2%대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금센터는 “미국 10년물 금리는 미국 1월 개인소비 감소 등 경제 우려 증대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장기 금리 하락 배경으로 지목한다. 관세를 포함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되레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미국채 10년물 금리 강세(금리 하락·가격 상승)가 향방이 한국에 양방향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최근 반등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달러화의 매력도도 낮아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도 누그러진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도 여유 공간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의 추가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한미금리차 확대로 인한 외인 자금 이탈이 꼽힌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채 금리 하락 전환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제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2분기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채권으로의 자금이동은 자칫 한국의 증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위험 회피 심리가 이어질 경우 대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어서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채 10년물이 하락하면 여러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 못할 것"이라며 “주식 대신 채권으로 몰리게 되면, 결국 원화 가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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