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냉각이나 전력시설 구축 등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 잇달아 손잡았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해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액체냉각 업체 기가컴퓨팅, 에너지 관리·자동화 업체 슈나이더일렉트릭과 각각 AI 데이터센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가 컴퓨팅과는 SK엔무브까지 3자 MOU를 맺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의 최소화하는 차세대 액체냉각 기술 설계하고 운영 역량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액체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 플루이드를 활용해 서버와 주요 부품의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차가운 공기를 유입해 냉각시키는 공랭식보다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소모와 발열이 심한 만큼 운영 최적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액체냉각이 유용하다.
3사는 관련 기술 검증, GPU 포함 주요부품의 운영 검증, AI 데이터센터용 솔루션 기획까지 광범위한 연구개발(R&D) 협력을 진행한다. 기가컴퓨팅은 액체냉각 노하우를 제공하고 SK엔무브는 양질의 냉각 플루이드를 공급한다. 장기적으로는 그룹과 파트너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냉각 기술을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패키지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데이터센터 업계에서 적용 중인 액체냉각 방식 세 가지 모두에 대해 엔지니어링 최적화와 기술 검증을 진행한다. 직접 액체냉각은 AI 서버에 냉각 플루이드가 주입되는 콜드플레이트(열을 흡수하는 금속판)를 붙여 서버의 주요 발열 부위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수조형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체가 담긴 수조형 솔루션에 서버를 직접 담그는 방식이다. 정밀 액체냉각은 서랍형으로 쌓아 올린 랙 구조의 솔루션에 냉각 플루이드를 순환시키며 냉각하는 방식이다.
기가컴퓨팅은 기가바이트의 자회사로 AI 서버, 클라우드, 에지 컴퓨팅 , 엔터프라이즈 정보기술(IT)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엔무브는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고급 윤활기유 생산⸱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한 원재료 경쟁력, 냉각 플루이드 설계와 평가 역량 등을 습득해왔다.
SK텔레콤은 또 슈나이더일렉트릭과는 AI 데이터센터의 기계·전력·수배전(MEP) 시스템 분야에서 협력한다. MEP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 설계 및 구축 단계에서부터 이후 운영 과정에서 안정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양사는 국내 지역 거점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사업과 관련해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슈나이더일렉트릭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공동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지난해 기준 시가총액 211조 원, 매출 58조 원, 임직원 17만 명, MEP시스템 분야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30년 간 협력 중이며 지난해 엔비디아와도 손잡고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최적화와 디지털트윈 기술 기반 마련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2일(현지 시간) MWC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국내에 GPU 6만 장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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