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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휴머노이드 시장 투자 전략

■신재광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신재광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상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험실과 연구소에 국한됐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어느새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자리 잡았다.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피지컬(Physical) AI' 개념은 인공지능의 다음 단계를 명확히 보여줬다. 피지컬 AI는 디지털 세계의 AI가 물리적 세계와 통합되는 진정한 지능화의 시작을 의미한다.

피지컬 AI의 대표적인 예시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다. 생성형 AI가 지식 노동의 효율성을 혁신했다면 휴머노이드는 인간 활동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리적 노동 영역을 재편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휴머노이드 시장에 투자할 때는 미국과 중국 기업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AI 소프트웨어와 첨단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은 대규모 제조 인프라와 빠른 상용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두 국가의 장점을 모두 활용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자에게는 ‘중국’이라는 단어의 아픔이 있다. 2000년대 초반 해외 펀드 열풍 속에 날마다 상승할 것으로만 보였던 중국 펀드가 순식간에 급락하는 것을 경험했고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살아난 투자 심리가 중국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등 주가 급락으로 재차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로봇, AI 등에 투자를 계획한다면 다시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실제 최근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휴머노이드를 국가 전략 과제로 선정하고, 뛰어난 제조 역량과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을 결합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1위 휴머노이드 업체 유비테크는 여러 자동차 업체로부터 500대 이상의 수주를 받는 등 로봇 상업화의 최전선에 서 있다. 올해에만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도 휴머노이드 개발과 상용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자사 공장에서 테스트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배치를 올해 중 1000대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의 AI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는 지난해 BMW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자사의 휴머노이드를 성공적으로 시험 운용했다. 지난해 말에는 ‘피규어 02’ 모델의 상용 판매에 성공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산업은 이제 막 개화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10년간 이 분야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장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휴머노이드 관련 펀드를 포함하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현명한 장기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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