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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내리면 집값 0.9%P 올라…딜레마 빠진 한은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최근 세차례 금리인하 효과 점검

올해 가계대출 상승률 0.6%p↑

추가 인하시 서울 아파트값 우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3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주택 시장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경기 하방에 따라 연내 2~3차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지만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여파로 집값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인상 시기와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 통화정책방향회의부터 올해 2월 회의 사이 단행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총 0.75%포인트)가 올해 성장률을 0.17%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성장률은 0.26%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1.5%·1.8%)은 2월을 포함한 2~3차례 추가 인하 전망까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면 올해 예상 전망치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현재 연 4.65%인 가계대출금리(월별 신규 취급액 기준)가 3.2% 이하로 떨어질 경우 1년 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신규 주택 공급 감소 등과 맞물릴 경우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우려다.

이에 따라 한은은 토허제 해제 이후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주택 가격 상승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서울 외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며 “주택 거래가 늘면 1~2개월 시차를 두고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4조 3000억 원 늘어 넉 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편 이날 보고서에서 신성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은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비중을 두고 운영하되 가계부채 및 주택 가격, 환율 등 금융 안정 상황에 유의해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향후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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