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약 2320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금의 70%에 가까운 돈이다. 배당금은 사실상 런던 본사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고배당을 통한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계에 따르면 14일 SC제일은행은 정기 이사회를 열고 2320억 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달 3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이 최종 확정될 경우 배당금 전액은 SC제일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으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의 배당 추이는 △2020년(490억 원) △2021년(800억 원) △2022년(1600억 원) △2023년(2500억 원) 등이다.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순이익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배당률)은 약 70%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이다.
SC제일은행 지난해 3311억 원의 당기순이익(잠정)을 거뒀다. 전년 대비 195억 원(5.6%)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5284억 원으로 전년(4712억 원)보다 572억 원(12.1%) 늘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비용관리와 대손충당금 전입 감소에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추정액 1030억 원을 일회성 영업 외 비용으로 인식하면서 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자이익은 1년 전(1조 2933억 원)보다 4.7% 감소한 1조 2321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지만 대출 자산이 감소하며 이자이익이 줄었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NIM은 1.57%로 2023년(1.51%)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총여신 42조 1800억 원에서 40조 1788억 원으로 4.7% 줄었다. 다만 소매금융 자산관리 부문 판매 수수료가 늘면서 비이자이익(3383억 원)은 전년(3086억 원)보다 9.6% 확대됐다.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 배당률이 5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SC제일은행의 배당 성향은 높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의 배당성향은 49.4% 신한은행의 배당성향은 45%, 하나은행의 배당성향은 52.1%, 우리은행의 배당성향은 44.5% 등이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자산 규모는 85조 8409억 원으로 전년(85조 700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8%로 전년 동기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9%로 0.4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말 연체율은 0.34%로 1년 전(0.27%)보다 올랐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42%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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