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에도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성장을 금융으로 뒷받침할 것입니다."
우데이 사린(사진) ING 아시아태평양 홀세일뱅킹(법인·기관 대상 금융) 대표는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맞춤형 무역금융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그는 다섯 달 만에 한국을 두 번째로 찾았다.
그는 "ING 글로벌 홀세일뱅킹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약 12%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약 10%가 한국에서 발생한다"며 "33년간 축적된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앞으로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ING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1991년 서울지점 개설 이후 한국에서도 기업 대상 금융을 지원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 미국의 보복 관세 부과 움직임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글로벌 교역 환경은 악화하고 있다. 사린 대표는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로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ING는 수출 중심의 한국 산업에 특화된 금융 지원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해외 거래 대금 회수, 환율 위험 관리,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 등 실질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ING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까지 함께 설계하고 있다. 사린 대표는 “우리는 금리나 대출 규모만을 논의하는 은행이 아니다”며 “기업 고객이 친환경(E)·사회적 책임(S)·지배구조(G) 중심으로 경영을 전환할 수 있도록 ING가 맞춤형 로드맵을 함께 짜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금융 지원도 ING의 핵심 전략이다. ING는 지난해 약 1300억 유로(약 190조 원) 규모의 지속가능 금융을 공급했으며, 2027년까지는 연간 1500억 유로(약 220조 원)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풍력발전 등 에너지 전환과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가 한국에서도 늘고 있어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ING는 알루미늄, 부동산, 해운 등 12개 산업의 탈탄소 경로를 분석하는 자체 전략모델을 기반으로 기업의 ESG 전환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실행 계획 수립을 함께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2월 BNK금융과 ESG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신한카드의 사회적 목적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주택금융공사의 지속가능 채권 주관 등에도 공동 참여했다. 사린 대표는 "한국은 ING에게 이제 '성장 모드'에 들어간 중요한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수출 기반 산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한 금융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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