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2028년 ‘파인먼’ 칩셋까지 제품 출시 스케줄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시장 패권 굳히기에 나섰다. 2년 후 등장할 ‘루빈 울트라’에는 현 블랙웰 대비 5배 이상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장기 수요 증가가 점쳐진다.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연례 최대 개발자 행사인 ‘GTC 2025’를 열고 블랙웰 울트라, 루빈, 루빈 울트라, 파인먼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격년 주기로 한 해에는 새 칩셋을, 다음 해에는 HBM 용량을 늘리는 전략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데이터센터당 성능을 따져보면 H100 ‘호퍼’ 대비 블랙웰은 68배, 루빈은 900배”라며 “호퍼 대비 블랙웰은 13%, 루빈은 3%에 불과한 비용으로 같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하반기에는 블랙웰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블랙웰 울트라가 나온다. 기존 192GB이던 HBM3E를 288GB로 50% 늘렸다. 2027년 선보일 루빈 울트라에는 HBM4E가 전 세대보다 4배가량 늘어난 1TB(테라바이트) 탑재된다. 루빈 울트라는 서버 기준 성능이 블랙웰 울트라 대비 14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선보일 신형 칩셋으로는 코드명 ‘파인먼’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최근 엔비디아는 연결성·효율성 강화를 내걸고 칩셋을 넘어선 성능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날 황 CEO는 전자로 이뤄지던 컴퓨터 간 통신을 레이저로 대체하는 실리콘포토닉스를 올 하반기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송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AI 연산 단위인 토큰 분배 효율을 높이는 추론 AI 플랫폼 ‘다이나모’ 또한 공개했다.
공격적인 로드맵에도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3.43%나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에게 폭탄이 될 공개가 없었다”며 “AI 자본 지출이 내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냐가 엔비디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