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373220)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20일 “2028년에는 2023년 실적의 2배에 이르는 매출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를 제외한 10% 중반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정적인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해 주주 환원을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임 의장으로서 주주들에게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 성과와 전략, 비전을 직접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출범 이후 지난해 말까지 4년간 매출액, 수주잔고, 글로벌 생산능력, 북미 시장점유율 등에서 2배 이상 견조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28%의 수주잔고 증가율로 지난해 말 기준 약 400조 원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확보했다.
김 사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장기화와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 유럽의 친환경 정책 변화 등 시장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2028년까지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0%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배터리 시장의 장기 성장성은 굳건하나 주요 국가의 정책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며 “이 시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시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며 “시설투자(Capex) 및 사업·고객·제품 포트폴리오 등 면에서도 운영 효율화에 힘써 질적 성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지름 46㎜) 배터리과 고전압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각형 배터리 등 제품군을 확보해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며칠 전 애리조나 법인에서 주요 고객과 다년간 연 10GWh 규모로 46시리즈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성과가 있었다”며 사업 성과를 처음 공개했다. 구체적인 고객사와 규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존 원통형 전기를 많이 써왔던 업체가 아니라 레거시 업체에서 사용한다는 게 포인트”라며 “이런 수주들이 꽤 있고 완결이 되면 말씀드릴 수 있지만 곧 좋은 소식들이 많이 올 것”이라며 추가 수주를 예고했다.
BYD(비야디)의 초급속 충전 기술과 관련해선 “BYD는 배터리와 차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진보했고 비용 효율화가 쉬울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비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으로 또 한번 못 박았다. 김 사장은 최근 삼성SDI의 사례와 같이 유상증자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선 계획에 없다고 선 그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3개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재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 80억 원에서 올해 60억 원으로 20억 원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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