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밖 소식에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터키 정국 불안과 위안화 약세에 원화도 달러화 대비 절하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5원 오른 1458.9원에 오후 장을 마감했다.
간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경계 속에 터키 정국 불안이 일자 새벽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3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환율의 동인이 된 셈인데, 장중 움직임은 위안화 약세에 동조했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에 중국 위안화가 절하 고시되면서 달러 매수 심리가 일어난 것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중동사태와 미국 관세정책, 기준금리 인하 관측, 경기추이, 금리차 등을 반영해 달러에 대한 위안화 기준치를 절하 고시했다.
다만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역내 수급은 달러 매수, 매도 모두 팽팽했다는 평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수입 업체들이 원화를 달러를 환전하는 움직임과 동시에 수출 업체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왔다”면서 “오후 들어 유로랑 파운드 환율이 떨어지면서 달러가 반등했음에도 환율이 1460원대로 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순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도 환율 상승을 진정시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는데, 특히 삼성전자는 5개월여 만에 종가 기준 6만 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14억 원, 673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원화 강세로 가는 호재에도 원·달러 환율 하단은 여전히 막힌 상황인데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 투자세가 계속되는 영향이다.
연내 2회 인하를 고수한 FOMC 결과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진호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는 “이번 FOMC에서는 표면적으로는 금리 인하 횟수를 고수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섞여있다”면서 “이 우려가 계속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이어지면서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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