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가 이달에만 삼성전자(005930)를 1조 4665억 원 가량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이달에 6만 원 고지를 넘어서며 ‘6만 전자’로 올라섰는데 그 배경엔 외국인의 매수세가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 4665억 원가량 사들였다. SK하이닉스(000660)는 3914억 원을 사들였다. 기존에는 삼성전자를 매도하면서도 SK하이닉스를 사던 흐름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2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 겨울’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던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종목들의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계곡(The Valley·침체 상황)’ 너머를 보고 있다”며 “2026년까지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6만 5000원에서 7만 원으로, SK하이닉스는 15만 원에서 23만 원으로 높였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의 겨울을 언급하면서 반도체주의 조정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실제 D램 가격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DDR5(16Gb 기준) 제품의 평균 현물 가격은 5.1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대비 6% 이상 상승했다. 고성능 D램인 DDR5는 데이터센터 서버나 최고급 PC에 들어간다. 현물 가격은 대리점과 소비자가 거래하는 가격으로, 반도체 업황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사즉생’의 각오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레거시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이어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기술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보강했다”며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사즉생’의 각오를 피력한 점이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