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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보험료 낼 돈도 없다"…수출기업 '비명'

◆환변동보험 가입액 1년새 반토막

"환율보다 회사 생존이 더 문제"

중소·중견기업들 보험가입 부담

트럼프發 상호관세로 환율 급변

보험 미가입기업 피해 커질수도





국내 기업들의 환변동보험 가입 금액이 1년 사이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 침체 속에 실적이 움츠러든 중소·중견 기업들이 보험 가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이후 달러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서고 있어 보험 미가입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환변동보험은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원화 강세) 때 손실을 보전해주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6일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환변동보험 가입 금액은 2015억 원으로 전년 동기(4283억 원) 대비 53% 급락했다. 이 기간 한국의 전 세계 수출액은 1599억 1700만 달러로 2.1% 감소했다.

환변동보험은 주로 수출기업들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손해액만큼 보전을 받을 수 있지만 환율이 상승하면 그 이익분을 반납해야 한다.

올해 월별 환변동보험 가입금액을 보면 1월 716억 원, 2월 394억 원, 3월 9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엇비슷했던 2월을 제외하면 올 들어 1월과 3월 모두 가입 실적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보통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위험을 회피(헤지)하는 차원에서 환변동보험 가입 건수가 늘어나는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400원대를 돌파한 뒤 올 1월 말 1453원(이하 종가 기준), 2월 말 1463원, 3월 말 1473원 등 매달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기업들은 1330~1340원을 오가던 지난해 1~3월보다 적었던 셈이다.



수출기업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업체들이 환율 하락에 크게 대비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교역이 전반적으로 둔화할 경우 회사가 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 보험 가입을 통한 환율 하락 리스크까지 대비하는 것은 일종의 사치”라고 설명했다.

환율 전문가들 역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어느 정도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원화는 미국 증시나 글로벌 무역 여건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통화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통화보다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상단은 1500원대까지도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의 환변동보험 가입을 지원하는 무보는 일단 충분한 실탄은 마련해뒀다는 입장이다. 우선 올해 환변동보험 인수 여력은 3조 원 규모로 지난해의 2배로 확대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보험료를 한시적으로 30% 할인해주는데 필요시 할인 기간 연장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한다. 환율이 상승해도 이익분을 반납하지 않아도 되는 옵션형 환변동보험은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수입기업까지 가입을 허용한다.

무보는 이달 원·달러 환율이 1433~1485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보의 한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면서 환율 하락 흐름이 예상된다”면서도 “정치적 혼란이 잔존하는 데다 미 관세의 부정적 효과와 내수 부진, 수출 둔화 등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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