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 본격화에 따른 ‘관세 전쟁’ 속 삼성전자(005930)의 피해가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11일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관세 부과가 삼성전자 반도체, 스마트 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시장 우려와 달리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상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8만 2000원으로 유지했다. 투자 의견도 기존 입장대로 ‘매수’를 제시했다.
미국 관세 부과 우려가 이미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2900원(5.47%) 오른 5만 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로 1배를 밑돌았다.
관세 부과 피해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관세 부과는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낮은 소비자용 D램 모듈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만 적용되고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는 소비자용 D램 모듈과 SSD를 필리핀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며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메모리는 반도체 매출의 5.4%,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해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상호 관세 유예를 발표한 점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관세 유예 90일간 반도체, 스마트 폰 등 신제품 선행 생산 증대를 통해 북미 유통 채널 공급을 확대할 수 있고, 2분기 중 글로벌 생산지 조정 전략의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쟁사인 애플 대비 피해가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센터장은 “관세 10% 부과를 적용할 경우 삼성 스마트 폰 매출 총이익 감소는 0.8%에 불과하지만, 대 중국 관세 125%를 아이폰에 부과할 경우 애플은 올해 매출 총이익의 1/5 이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짚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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