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 일직동의 광역철도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일부 작업자가 연락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광명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구조 작업을 지원하는 한편 인근 아파트 단지 거주자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리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13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인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 지하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최초로 사고를 소방에 신고한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발생 수 분 전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쾅’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당시 사고 현장 도로 상부에 안전진단 작업을 하던 18명의 근로자가 있었으며 이 중 6명이 한 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작업자들에 대한 위치 파악에 나선 소방은 다른 4명의 안전도 확인했지만 작업자 2명 중 30대 굴착기 작업자 1명은 깊이 30m 지하에 고립됐으며 50대 근로자 1명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은 소방 드론을 띄우는 한편 장비 21대와 인력 60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립된 1명과 연락이 닿은 소방은 구조를 위해 크레인을 동원해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12시 26분께 해당 현장에서 ‘투아치’ 구조로 시공 중이던 지하 터널 내부 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고가 광명시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이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왕복 6차선 오리로 1㎞ 구간 도로의 차량 및 사람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등 관계자들은 지하 및 지상에 균열이 생긴 원인 파악과 보강 공사를 위한 안전진단을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하 공간이 붕괴하면서 인근 지상 6차선 도로와 인근 상가 시설물 일부도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사고를 우려한 한국전력공사는 사고 장소 인근 건물과 아파트 단지 등에 대해 전기를 차단했으며, 삼천리 또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광명시는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 거주자 2400여 명에게 시민체육관과 학교 등 8곳으로 나눠 대피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사고 장소를 찾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 또한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인근 통제구역을 확대 운영하는 등 붕괴에 따른 2차 피해를 예방하라고 지시했다. 신안산선 민간투자사업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도 현장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다. 국토교통부도 박상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불과 20여 일 전 광명시나 국가철도공단 등이 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상대로 사전 점검을 벌였지만 끝내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2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마치고 “2026년 말 개통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공정을 추진하고 빈틈없는 현장 관리를 통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광명시 또한 지난달 21일 해빙기를 대비해 정순욱 부시장과 안전총괄과 등 6개 부서가 함께 붕괴·전도 등 해빙기 취약 요소 등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인 문현철 호남대 교수는 “상부에 있는 지하 시설물들을 충분히 고려한 상태에서 굴착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는지와 지하 시설물 지리 특성에 맞는 지하 굴착에 있어 안전 조치가 이뤄진 상태에서 공사를 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신안산선은 2019년 9월 첫 삽을 뜬 광역철도 구축 사업으로 4조 1047억 원을 투입해 경기 안산과 시흥시·광명시, 서울 여의도 등 44.7㎞ 구간에 건설된다. 신안산선은 여의도에서 시작해 광명을 거쳐 안산 한양대를 잇은 안산 노선과 광명에서 시흥시청을 지나가 화성 국제테마파크를 잇는 시흥 노선 등 총 두 갈래로 구성된다. 정거장은 총 19개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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