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11년 7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1분기 전국 분양물량은 지난해의 반 토막에 그쳐 공급 가뭄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 5117가구로 전월보다 5.9% 늘었다. 이는 2013년 8월(2만 6453가구) 이후 최대 규모이다. 수도권은 전월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지방에서 7.1% 늘었다. 경남(23.1%)과 전북(28.4%)·충남(18.9%)·강원(11.6%) 등에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또 부산(7.8%)·대구(6%) 등 주요 광역시도 물량이 쌓였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미분양 주택은 6만 8920가구로, 전월(7만 61가구)보다 1.6% 줄었다. 수도권에서만 1000가구 이상 감소했고 대전(-9.5%)·경남(-5.4%)·충북(-4.1%)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전국에 공급된 신규주택은 2만 1471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7% 감소했다. 인천은 특히 올 1분기 분양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5% 수준인 252가구에 불과했다. 서울 역시 1분기 분양 물량이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뿐이었다. 1분기 주택 매매 거래는 총 15만 6279건으로, 지난해보다 12.2% 증가했다. 지난 2월 토지 거래 허가 구역 해제의 영향으로 서울에서만 1분기 거래량(2만 5481건)이 63.4%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주택 공급시장의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분양, 착공 실적은 개선됐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 물량은 3만 1033가구로 전월보다 148.2% 증가했다. 서울의 인허가 물량은 7339가구로, 2월(4844가구)보다 50% 이상 늘었다. 지난달 착공 물량 역시 1만 3774가구로 전월보다 36.8%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준공 물량은 2만 6124가구에 그쳐 전월보다 27.8%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경기 침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 간 간극이 크다”며 “지방에선 악성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는 반면 서울은 공급 위축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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