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가 일본에서 숏폼 드라마 플랫폼 ‘칸타’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글로벌 콘텐츠 소비 트렌트가 숏폼으로 굳어지는 가운데 그 중 각광받는 숏폼 드라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관련 기사 2024년 7월 16일 1·3면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리디는 최근 일본에 숏폼 드라마 플랫폼 ‘칸타’를 선보였다. 리디는 다른 숏폼 드라마 플랫폼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BM)을 도입했다. 기존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 앞 부분을 무료로 공개하고 이후 한 회차당 1000원 내외의 유료 회차를 판매하는 식이었다면, 리디는 한 달마다 몇천 원의 구독료를 지급하면 모든 숏폼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싼 회당 가격 때문에 존재하던 진입장벽을 없애 급성장하는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리디가 한국에 앞서 일본에서 칸타를 먼저 선보인 까닭은 관련 시장이 더 활성화돼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일본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약 3조 8000억 원(2023년 기준)이다. 카카오벤처스가 추정한 한국 숏폼 드라마 시장(6500억 원) 대비 규모가 약 5.8배 더 크다. 일본 숏폼 드라마 앱 이용자들이 실제 콘텐츠 구매에 소비하는 금액도 증가 추세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숏폼 드라마 인앱구매 수익 증가율이 가장 큰 국가는 일본으로, 전 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인 중국(48%)이나 미국(20%)보다도 시장 규모가 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숏폼이 주요 콘텐츠 소비 성향으로 자리잡으며 콘텐츠 기업들은 더 이상 숏폼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숏폼은 게임·웹툰 등 다른 장르의 콘텐츠 소비까지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통계 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00억 달러(약 54조 원)를 기록한 글로벌 숏폼 시장은 향후 5년 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숏폼 중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숏폼 드라마 시장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숏폼 드라마 앱의 인앱결제 수익은 7억 달러(약 955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늘었다. 다운로드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 1분기 3억 7000만 건을 돌파했다.
전 세계 숏폼 드라마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리디가 격전지인 일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숏폼 드라마 상위 3개 앱(드라마박스·굿숏·숏맥스)은 모두 중국 국적이다. 리디는 일본에서 거래액 100억 원을 돌파한 ‘상수리나무 아래’를 비롯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지식재산권(IP)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안혜원 카카오벤처스 선임 심사역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탄탄한 수직 계열화가 시장을 선점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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