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이 투자은행(IB) 등 고위험 업무에도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 자문과 자산관리(WM) 부문에 치중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0일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을 주제로 개원 28주년 컨퍼런스를 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진영·노성호 자본연 연구위원은 금융투자 산업 내 AI 활동 동향부터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AI 도입은 업무의 정형화 정도에 크게 좌우됐다”며 “투자 자문과 WM 분야에서 (AI 관련) 특허 건수가 가장 많은 반면 사모펀드(PEF)나 부동산 펀드 관련 특허는 상대적으로 소수였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고위험 영역에서의 AI 도입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AI를 실험해볼 수 있도록 파일럿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민경 자본연 연구위원은 금융투자 업계가 AI 기술 도입을 적극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권 연구위원은 “최근 132개의 주가 예측 지표를 AI로 직접 학습시킨 결과 기존 모델보다 50% 이상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 업계가 고품질의 다양한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본연은 앞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실적 연구를 토대로 금융투자업의 디지털 전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방대한 증권시장 뉴스를 AI로 분석해 투자심리 동향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자본시장 심리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는 비정형 데이터에서 투자 신호를 추출하는 AI 활용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자본연은 두 달 내에 자본시장 심리 지수와 관련한 연구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