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추석에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 원을 투입해 성수품 가격을 최대 50% 낮추기로 했다. 추석 연휴 기간(10월 4~7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특별재난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숙박쿠폰 15만 장이 발급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구 경제부총리는 “어렵게 되살린 경기 회복 흐름이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다. 농축수산물 성수품을 역대 최대인 17만 2000톤 공급하고 9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통해 사과·배·한우 등 선물 세트를 최대 50% 할인한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별로 매주 1인당 최대 2만 원(평시 1만 원)까지 주요 성수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한다. 정부 재정 지원으로 20%, 생산자·유통업체 자체 부담으로 20~30%가 각각 할인되는 구조다.
전통시장의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도 늘린다. 환급액을 지난해 167억 원에서 올해 370억 원으로 크게 확대하고 참여 시장도 농축산물은 120곳에서 200곳, 수산물은 114곳에서 200곳으로 각각 늘린다. 냉동 딸기와 감자(칩용) 등 식품원료 6종은 할당관세를 추가 적용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도 완화한다. 지난 국무회의 의결대로 총 43조 2000억 원을 명절 자금으로 공급하고 대출·보증(61조 원) 만기도 1년 연장한다. 외식 소상공인을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의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음식업점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요건 완화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서민·취약 계층 지원도 강화한다.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 가구에는 정부 양곡을 10㎏당 8000원에 할인 공급하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 규모도 1405억 원에서 2004억 원으로 1.5배 확대한다. 연말부터는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다자녀 기초수급자 가구로 넓히고 쪽방·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 계층을 추석 전에 발굴해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한다.
지방 중심의 내수 활성화 대책도 함께 추진한다. 경기 가평, 경북 의령 등 산불·호우피해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숙박쿠폰(최대 5만 원)이 15만 장 발급되고 중소기업 근로자 국내여행 지원 대상도 15만 명에서 17만 명으로 늘어난다. 이 프로그램은 총 40만 원의 여행 경비 중에 근로자가 절반을 내면 정부와 기업이 각각 10만 원씩 부담한다.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을 통해서는 교통·숙박·여행 상품에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코리아세일페스타·동행축제·듀티프리페스타 등을 통합한 대규모 합동 할인 축제도 다음 달 말 개최한다.
교통 편의도 제고한다. 추석 연휴 나흘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국내선 공항(다자녀·장애인 가구)·여객선 터미널 주차장 이용료도 면제된다. 궁·능·유적기관과 미술관도 무료로 개방되며 국립자연휴양림·국립수목원의 입장료도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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