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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암병원 선정은 ‘환자 중심·다학제’로 만든 성과"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

3개 과 이상 참여, 최적 치료법 찾아

환자 생존율도 비교군에 월등히 높아

뉴스위크 2년연속 '세계 3위 병원'에

경쟁력 유지에 '진료·교육·연구' 중요

외과 지원 기피…인력유입 차질 우려

필수과 의사 자긍심 갖게 뒷받침해야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이 1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최근 글로벌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글로벌 병원 평가’에서 세계 3대 암병원에 꼽혔다. 암 분야에서 2년 연속 세계 3위, 4년 연속 아시아 1위에 오른 것이다. 미국·유럽의 암 전문병원들과 달리 종합병원인 데다 턱없이 적은 예산과 인력 여건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이우용(사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성과를 이룬 원동력에 대해 “미국 최상위 암병원들과 비교하면 인력은 10분의 1에 불과하고 예산도 크게 부족하지만 환자 중심 다학제 진료 시스템 덕분에 이런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은 환자와 보호자가 여러 진료과를 따로 찾아다니지 않고 한자리에서 3개 이상의 진료과 전문의가 함께 참여해 최적의 치료 방침을 논의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여러 과목 의사들이 협력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문화가 자리 잡아 환자 치료를 위한 의사들 간 토론과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비대면 다학제까지 포함해 연간 수천 건이 이뤄지고 있다. 성과도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간세포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다학제 진료군이 71.2%로 비다학제 진료군(49.4%)보다 1.44배 높았다. 사망 위험 역시 34% 낮았다. 연령·성별·B형간염 여부 등 변수를 통제해 비교해도 다학제 진료군의 생존율은 71.4%로 비다학제군(58.7%) 대비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원장은 “외과·내과 등 여러 과가 각자의 주장만 내세우면 최선의 치료가 나오기 어렵다”면서 “각 과가 독립된 중소기업처럼 움직이지 않고 협력하면 대기업 같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의 시선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현재의 성과가 앞으로도 이어지고 더 발전하려면 진료·교육·연구 3박자가 맞아야 하고 좋은 인력 유입이 필수라는 것이다. 특히 우수한 인력이 외과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려면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는 물론 사회적 인식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원장은 “외과 지원율이 낮고 필수과는 기피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선의를 갖고 수술하다가 불가피한 사고가 나면 형사 고발까지 당하는 상황에서 누가 어려운 수술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닥터’가 아닌 ‘서전(surgeon·외과의사)’은 사회적으로 더 존중받는 분위기지만 한국 외과의사들은 낮은 보상과 법적 위험까지 짊어지고 있다”며 “국가가 수가를 현실화하고 사회 구성원도 필수과·외과의사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의료계 현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후배들도 ‘의사’의 존재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내가 왜 의사가 됐는지를 잊지 말라”며 “의사의 존재 이유는 결국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잊지 않아야 환자와 사회가 원하고 스스로 꿈꾸던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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