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와 40대에서 자살률이 두 자릿수 증가하며 사회·경제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알츠하이머병 사망률도 전년 대비 10.3% 급등해 고령화에 따른 돌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인한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전년보다 1.8명(6.6%) 늘어나 2011년(31.7명)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뜻한다. 전체 자살 사망자 수도 1만 4872명으로 전년 대비 894명(6.4%) 증가해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 자살률이 전년보다 각각 14.9%, 14.7%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50대에서도 12.2% 증가했다. 특히 40대 사망 원인 1위는 그동안 암이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암을 제치고 자살이 1위로 올라섰다. 반면 70대(-8.7%)와 80세 이상(-10.3%)에서는 감소세가 나타났다. 경제활동과 가족 부양 부담이 집중되는 30~40대에서 자살이 급증한 것은 사회안전망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0대 같은 경우 경제적인 상황이나 정신적 상황, 그리고 신체적인 상황들에 대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빠른 고령화율로 치매로 인한 사망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3.9명으로 전년 대비 2.2명(10.3%) 늘었다. 박 과장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알츠하이머가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어서 (앞으로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수는 35만 8569명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주요 사망 원인으로는 암, 심장 질환, 폐렴이 3대 사인으로 가장 많았고 비중이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10대 사망 원인 중 간 질환이 11위에서 9위로 순위가 상승한 반면 패혈증은 9위에서 10위로 1단계 내려갔다. 10년 전에 비해 폐렴, 알츠하이머, 고혈압성 질환의 순위가 상승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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