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면 좋고 몰라도 사는데 별 지장 없는 쇼핑 팁으로 매주 목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고 있는 ‘#썸타는_쇼핑’의 서경씨입니다. 오늘은 단도직입적인 쇼핑 팁에서 살짝 벗어나 호텔과 관련한 흥미로운 협회와 재단에 관한 이야기를 해 드리려 합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참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세상엔 참 수많은 협회와 재단이 존재하다는 사실입니다.(주지하다시피 그중에는 당최 정체를 알 수 없는 곳도 있죠…) 한 번은 어떤 분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가위바위보협회’에 자문했다고 하시길래 농담인 줄 알고 한 바탕 크게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근데 실존하는 협회여서 상당히 머쓱했었던 기억이 ㅋㅋㅋ (검색해보세요. 홈페이지도 있어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호텔 업계에도 영화 또는 동화 속에나 나올만한 ‘신박한’ 협회와 재단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_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의 ‘십자열쇠협회’가 실존한다?
독특한 스타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이야기로 문을 열겠습니다. 이 영화에는 살인 용의자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랄프 파인즈)가 등장합니다. 구스타브가 갖가지 위기를 만날 때마다 바람처럼 나타나 그를 구해주는 은인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세계 각지의 호텔에 소속된 ‘십자열쇠협회’ 회원들입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십자열쇠협회’가 실제로도 존재한다는 사실(!), 요건 모르셨죠?? (저도 역시 몰랐답니다~) 세계컨시어지협회 소속 황금열쇠(골든키) 멤버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컨시어지란 프랑스어로 ‘le Comte des Cierges(촛불 관리자)’에서 온 단어인데요, 중세 프랑스에서 성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초를 들고 성을 소개해 주는 촛불관리자에서 유래해 현재는 호텔에서 고객 서비스를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관광과 쇼핑 안내 및 레스토랑 추천과 각종 예약을 포함해 고객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든 사항을 신속 정확하게 해결해 주는 것이 컨시어지의 업무입니다. 컨시어지 가운데서도 경력과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일부 컨시어지만이 협회의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쳐 골든키 배지를 받게 됩니다. 바로 이들처럼요!!!!
국내 호텔 가운데 골든키 컨시어지는 다 합쳐도 25명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골든키 컨시어지가 근무하는 곳은 바로 인터컨티넨탈 호텔입니다. 지난 11월 15일 열린 ‘제14회 한국컨시어지총회 골든키 수여식’에서 2명이 추가로 골든키 컨시어지로 합격하면서 총 6명의 골든키 컨시어지가 활동하게 됐습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골든키 컨시어지들은 기본적으로 2~3개 국어가 가능하며 인근 맛집 정보나 관광 정보에 정통하다”며 “정기적으로 회원들이 모여 세계 각국의 여행정보를 나누는 것은 물론 호텔 서비스를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지만(저렇게 눈에 띄는 배지를 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골든키 컨시어지에 대해 아시는 분들이 많아 특별히 골든키 컨시어지만을 찾는 고객들도 많다고 합니다.(우리도 호텔서 곤란한 일을 겪을 때는 황금 열쇠 지배인님을 불러봅시다) 그리고 커뮤니티가 워낙 잘 형성돼 있어 친한 컨시어지끼리는 서로의 국가로 갈 때에 여행에 관한 도움을 주는 등 상부상조하는 경우도 많다는 전언입니다. 마치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영화 속 주인공이 전 세계의 십자열쇠회 회원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을 연상시키죠? 2018년은 한국 골든키 컨시어지들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될 예정인데요,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제65회 세계컨시어지협회 총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총회 홍보대사로 주드 로 님을…(주인공은 랄프 파인즈인데 왜??? ㅋㅋㅋ)
#_[단독]21일 산타 할아버지 방한, 워커힐 호텔에 투숙 중…산타클로스 재단 소속으로 밝혀져
서경씨 : 지배인님, 산타할아버지 방한하셨담서요. 사진 좀 보내주세요~
워커힐 지배인님 : 네 사진 첨부 드렸습니다. 리얼 사람입니다. ㅎㅎ (가끔 마네킹으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어서요~)
서경씨 : 에~이 ㅋㅋㅋ 지배인님 허풍도 참~
사진 속 산타할아버지는 ‘핀란드 산타클로스 재단(Santa Clause Foundation)’에 소속된 공식(?) 레알(!) 산타클로스입니다. 산타클로스 재단이 있다니 참 신기하죠?(허긴 고령의 산타할아버지 한 분이 세계를 돌아다니시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죠) 산타클로스 재단은 핀란드 산타와 로바니에미에 위치한 산타 마을을 알리고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2000년 설립됐다고 합니다. 로바니에미 산타 마을에는 핀란드 산타클로스재단이 인정한 공식 산타가 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있으며, 산타 재단은 해마다 성탄 시즌이 되면 세계 100여 개국에 공식 산타를 파견한다는군요. 공식 산타가 유일하게 방문하는 국내 호텔이 바로 워커힐이란 사실. 21일부터 25일까지 공식 산타할아버지가 워커힐에 머문다는데요. 워커힐 로비에 설치된 ‘산타의 캐빈’(사진참조)에서 기념사진을 남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산타할아버지는 워커힐로 오시게 된 걸까요?
워커힐 측은 “워커힐은 가족 고객 중심의 호텔로 주변 자연환경이 핀란드를 연상케(진짜?)해서 산타 공인 호텔(!)로 낙점을 받았다”며 “앞으로 산타 마을로 가는 우체통을 설치해 엽서를 넣으면 산타 마을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핀란드 산타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산타할아버지도 알고 보면 많은 직업적 고충이 있다고 합니다. 워커힐 지배인님은 “예전에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덥고 힘드셔서 신발도 벗어 던지고 널브러져 계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애잔했다”며 크리스마스 연휴도 없이 세계 각지를 돌아야 하는 산타클로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셨는데요. 어린이 여러분~ 이제 산타할아버지랑 사진 찍을 때는 수염 잡아당기며 괴롭히지 않기로 해요.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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