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사기였다. 안정적인 공공기관의 매출 채권에 투자하겠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전세보증금까지 끌어간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단 한 차례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지 않았다. 펀드는 비상장 사모사채로 채워졌고 부실한 투자처로, 대표이사의 선물옵션 쌈짓돈으로 활용했다. 감독 당국과 판매사는 현재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김 대표가 횡령한 자산이 대부분 손실 상태인 만큼 회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3일 오전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결과 및 향후 대응’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채권 ‘0’… 계획된 사기행각 |
또한 김재현 대표는 펀드 자금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한 주식·선물옵션 매매에 이용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임원들이 횡령한 자금은 수백억 원 수준으로 대부분 자산이 손실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전 날 김재현 대표와 이동열 대부디케이에이엠씨대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였던 사외이사 윤모 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자산회수 가능성 낮아...투자자 망연자실 |
금융당국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NH투자증권의 계열 자산운용사 등으로 펀드 이관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산은 가치가 낮아져 회수가 어려워 보인다. 금감원은 이날 발표에서 “자산의 손실 여부와 자산의 실재성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일부 확인된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이 회수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잔여 펀드의 관리 방안 등 투자자보호 조치를 선행하기 위해 펀드 이관과 함께 검사 결과 제재 등을 신속하게 실시할 예정”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해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이서회서 선지급안 결정 미뤄 |
이날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어 옵티머스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급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NH투자증권은 환매중단 옵티머스 펀드의 최대 판매사다. 앞서 다른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판매분 287억원)은 원금의 7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NH투자증권도 펀드 만기가 도래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을 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선지급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배임 이슈로 인해 선뜻 경영진과 이사진이 선지급안을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입자들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의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이 단일 판매사로서 워낙 판매 금액이 많아 쉽게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 총액은 4,764억원이었다. 50%의 선지급만 결정해도 지난해 순익 절반이 날아가는 상황이다.
/서지혜·이혜진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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