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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코너링 탁월…라이더 홀린 '진짜 국산' 전기스쿠터

[써보자고! 인생 꿀템] 대동모빌리티 전기스쿠터 'GS100'

유럽·日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어

높이 조절 윈드스크린·블랙박스 등

각종 편의기능, 저가 중국산 압도

연내 배터리 스테이션 80기 설치

직영 AS 네트워크 30곳 구축 예정

유주희 기자가 대동모빌리티의 전기스쿠터 ‘GS100’을 타고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해외 유명 브랜드나 대기업이 출시한 제품 보다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 등을 갖춘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의 히트 싱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정보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서울경제신문은 전문가나 기자가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보고 특징과 장단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써보자고! 인생 꿀템’ 코너를 선보인다. 보석처럼 숨어있는 중소·중견기업의 뛰어난 제품들이 이 코너를 통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

실제 국내에서 국산 부품으로 생산하는 '국산 모터사이클'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이 와중에 국산화율 92%인 모터사이클의 등장은 대한민국 라이더로서 코끝이 찡해지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전세계 주요국 정책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을 주도할 전기 모터사이클이다. 도전장을 내민 회사는 농기계 분야 업력 77년의 대동(000490)그룹 계열사인 대동모빌리티. 전통의 국산 농기계 회사로서 쌓아 온 엔지니어링 노하우에 이륜차·사륜차 기업 출신 인력이 힘을 합쳐 125cc급의 전기이륜차 'GS100'을 선보였다.

오랜만의 진짜 국산 이륜차에 대한 반가움이 큰 만큼, 기대 이하의 성능으로 오히려 실망하진 않을지 걱정됐다. 그러나 주행을 시작한 지 5분쯤 지나자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타 본 일본·유럽 제조사 스쿠터들과 비교해 밸런스, 코너링 면에서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진동이 전혀 없고 가속도 매끄럽다는 전기차의 특성이 다소 낯설 뿐이었다. 거친 주행감을 즐기는 레저용 모터사이클 라이더에게는 단점이겠지만 배달·통근 라이더들에겐 최고의 장점이다. 진동과 변속으로 인한 피로가 없어 하루 종일 탄다 해도 체력 소모가 훨씬 덜할 듯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3종이다. 에코 모드에서는 시속 60km 이하의 평화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살짝 경사가 있는 도로에 다다르자 힘이 부족하게 느껴져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곧바로 마력이 보태지면서 전혀 다른 모터사이클을 타는 듯했다. 앞 차량이 급제동하는 등의 돌발 상황에서도 제동력은 아쉬움이 없었다.

사진=이호재기자


편의 기능도 저가 중국산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수동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순정 윈드스크린, 내장형 전후방 블랙박스, 중국산보다 개당 5kg 가량 가벼운 국산(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후진 기능이 특히 돋보였다. 스마트키, USB 충전 포트, 휴대전화 거치대는 물론이다. 사소한 일례로, 중국산 이륜차의 경우 헤드라이트 조작부는 원가절감을 위해 수동 스위치를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GS100은 버튼형이 적용됐다.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은 "가격 경쟁력이 고민이었고 실제로 중국산 부품을 섞어 원가를 낮출지 검토도 했지만 무조건 국산으로 만들자는 경영진의 의지가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후진 기능은 미미하게 경사가 있는 공터에서 시험해 봤다. 후진하는 힘 자체는 다소 부족했지만 힘을 쓸 필요 없이 후진할 수 있었다. 휘발유와 전기를 막론하고 후진 기능이 있는 이륜차 자체가 아직 드문 탓에 더 후한 평가를 줄 수밖에 없었다.



공차중량은 135kg으로 가벼우며 발 착지성은 160cm 중반대의 키에도 안정적이었다. 디자인은 스포티하면서도 헤드라이트 등에 살짝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적용돼 '전기차스러움'이 묻어났다.

다른 전기스쿠터 대비 뛰어난 수납성도 눈에 띈다. 일반적인 전기스쿠터의 배터리는 시트 아래 장착되지만 GS100은 배터리를 센터박스 아래 배치했다. 덕분에 생겨난 시트 아래 수납 공간에는 풀페이스 헬멧을 보관할 수 있다. 배터리 위치를 바꾼 것은 밸런스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서기항 대동모빌리티 LM사업팀 대리는 "바이크 뒷쪽에 무거운 물건을 실은 채로 언덕을 오르는 경우 일반적인 전기스쿠터는 자칫하면 전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GS100은 무게중심이 앞쪽에 배분돼 있어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GS100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은 연말까지 편의점 등 80곳에 설치될 예정이다.사진 제공=대동


GS100은 배터리 교체형이다. 서울 도심에서 에코 모드, 스포츠 모드를 섞어가며 왕복 30km 가량 주행한 결과 교통체증이 상당했는데도 배터리 잔량은 50%가 넘었다. GS100의 완충 후 최대 주행 거리는 70km(60km 정속주행 기준)다. 일반적인 배달 라이더가 일평균 100~150km씩 달린다고 하면 배터리 교체 횟수가 하루 1, 2회 정도(동절기에는 횟수가 늘어날 수 있음)인 셈이다. 다만 충전이 아니라 교체이기 때문에 시간 손실이 훨씬 적다.

배터리 교체는 건전지 교체만큼 간편하다. 아직까지는 배터리 스테이션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대동모빌리티는 배터리 충전 서비스 전문기업 에임스, 친환경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 무빙 등에서 설치/운영하는 BSS(약 100기 이상·1기당 배터리 슬롯 8구)를 활용할 수 있다. 정부 방침대로 표준화된 배터리팩 적용이 확대된다면 더 많은 배터리 스테이션에서 GS100의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 꼭 배터리 스테이션이 아니더라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충전할 수 있는 충전 크래들(배터리 2개 완충시 약 3시간 30분)도 사용할 수 있다.

품질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농기계 회사인 만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행 시험장에서 생산 물량 전체가 대당 5~10km씩 전문가의 주행 테스트를 거쳤다. 박천일 본부장은 "이륜차 기업, 완성차 기업 출신의 엔지니어들과 품질 관리 인력들 십수명이 힘을 합쳐 품질검사 기준을 완성차 업체들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농기계와 달리 공도에 나가는 첫 제품인 만큼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현재 160여곳인 전국 공동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에 더해 30여곳의 직영 AS 네트워크도 연말까지 구축된다. GS100는 현재 배달 플랫폼 기업들을 대상으로 판매 중이며 직영 AS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하반기부터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전기이륜차 보조금은 일반형 174만원, 공유형 10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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