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자력발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현지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에 국내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 거래일 대비 880원(5.17%) 오른 1만 7900원에 마감했다. 이 종목은 이날 장 초반 6% 이상까지 주가가 뛰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우리기술(15.93%), 비에이치아이(083650)(11.13%), 수산인더스트리(126720)(7.49%), 한전기술(052690)(4.95%), 일진파워(094820)(3.18%), 한신기계(011700)(3.42%), 한전산업(2.48%) 등도 이날 동반 상승했다.
원전주의 질주에 힘입어 원자력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HANARO 원자력iSelect ETF가 전날 대비 2.36% 오른 1만 195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 ETF(1.3%),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ETF(1.23%) 등이 줄줄이 상승 마감했다.
이날 원전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한수원의 독자 원전 수출을 막으려는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에 대해 미국 법원이 이달 18일(현지 시간) 각하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폴란드·체코 등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이 자사 기술을 활용했다며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법원은 미국 법무부 장관이 규제 집행 권한을 배타적으로 위임받은 만큼 민간기업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한수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냉방 수요 증가, 데이터센터 도입 등을 이유로 중장기적인 신규 원전 건설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전 설비가 확대되면 관련주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아직도 국내 원전의 해외 수출 불확실성이 일부 남아 있어 관련주에 대한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판결이 한수원의 원전 수출 권리 자체를 완전히 인정한 것은 아닌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원전 수출을 통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수원이 체코 원전 수출을 직접 미국 에너지부에 신고하려다가 반려된 사례가 있다”며 “미국 정부가 한수원의 독자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던 만큼 이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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