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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 "HMM 인수, 1년 후 '신의 한 수' 평가"

19일 서울경제와 전화 인터뷰

HMM, 글로벌 5위까지 키울 것

팬오션 운영 경험 더하면 플러스

영구채 처리 마크업 조항에 불과

3조원 유증·인수금융은 2조까지

이상적 포트폴리오로 불황 타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홍국(사진) 하림(136480)그룹 회장은 19일 HMM(0112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과 관련해 “1년 뒤에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김 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서 HMM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해운 산업 경쟁력이 취약한 상황이지만 회사 규모를 키워서 HMM을 글로벌 5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에서 점유율이 3% 수준으로 8위에 불과하다. 1위인 MSC와 2위 머스크의 점유율을 합산한 30%의 10분의 1 수준이다. 김 회장은 “스위스, 덴마크 역시 작은 나라이지만 해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3분의 1 수준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영업을 잘하는 HMM의 규모를 키워서 우리나라를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6조 원이 넘는 HMM 인수가격 때문에 ‘승자의 저주’ 우려가 계속 제기된 것과 관련, 팬오션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김 회장은 “2015년 팬오션을 인수할 당시 불황이었던 해운업이 2019년, 2020년까지 좋지 못해 승자의 저주라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왔다”며 “1년이 지난 뒤 팬오션 실적이 잘 나오기 시작하며 ‘신의 한 수’라고 평가가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영자는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며 “HMM의 노하우에 팬오션 운영 경험을 더한다면 반드시 플러스가 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하림그룹이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까지 과정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까지도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1조 6800억 원의 잔여 영구채 처리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이는 하림이 매각 측에 제시한 ‘3년 주식 전환 유보’ 의견 때문이었다.



당초 매각 측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전제 아래 총 지분 38.9% 매각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림의 의견이 받아 들여질 경우 영구채 전환이 연기돼 3년 간 지분 57.9%를 유지할 수 있다. 배당금이 약 2850억 원 늘어날 뿐 아니라 정부 쪽 지분 없이 HMM의 독자적인 경영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경쟁자였던 동원그룹은 ‘형평성 논란’을 이유로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는 말 그대로 ‘마크업(수정 제안)’ 조항에 불과하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나면 마크업에 대해 협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매각 측이 주식매매계약(SPA) 초안을 인수후보자들에게 보내면 후보자들은 제안을 수정해 다시 보낸다. 이들이 제시한 가격과 수정 제안을 포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마크업을 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사항이 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는 “마크업 조항은 하지 말라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다”며 “이를 매도자가 받아들일 지 여부는 협의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내놓은 의견일 뿐, 매도자가 동의를 해야 확정이 된다”며 “이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협상을 끝내야 계약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6조 4000억원에 달하는 하림의 자금 조달은 어떻게 이뤄질까. 하림그룹이 3조원 이상을 조달하고, JKL파트너스는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통해 3조 원 가량 유상증자를 진행한 뒤 2조 원 가량 인수금융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회장는 “신한은행의 주도로 여유 있게 3조원 이상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끊어 놨지만, 최대 2조원까지만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하림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 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하림은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 수급, 가격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 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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