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무인 사진관 업계 선두 주자인 포토이즘의 운영사 서북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모험자본 시장에서 투자금을 유치하며 약 7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북은 스틱벤처스·IMM인베스트먼트·SV인베스트먼트(289080) 등 밴처캐피털(VC)로부터 160억 원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서북이 VC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20년 설립 이후 4년 만이다. VC들은 서북의 기업가치를 약 7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납입은 이달 말 완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북의 대표 브랜드 포토이즘은 국내 최대 규모 무인 사진관 업체다. 이용자들은 약 5000~7000원을 내고 포토이즘의 스튜디오나 간이 부스에서 직접 자유롭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현재 전국 518개의 스튜디오 및 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347억 원, 영업이익 60억 원을 기록했다. 무인 사진관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 상반기까지 벌써 약 200억 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명인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는 ‘프레임’ 촬영이 Z세대들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서북은 하이브(352820)·에스엠(041510)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지식재산권(IP) 독점 계약을 통해 콘텐츠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서북이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포토이즘 매장은 520여 개로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팝, K콘텐츠(웹툰·영화 등)의 인기가 높은 만큼 IP 제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무인 사진관이 ‘반짝 유행’이 아닌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의 경우 무인 사진관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로 결정, 자사 브랜드인 ‘포토그레이’의 점포 수를 올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인생네컷’을 운영하는 엘케이벤쳐스의 경우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 빠르게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엘케이벤쳐스 관계자는 “내년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라며 “현재 추가 펀딩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내 무인 사진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토이즘·인생네컷·포토그레이 등 무인 사진관 상위 브랜드의 총점포 수는 2022년 말 827개에서 2023년 말 1006개로 2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전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하는 브랜드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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