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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판 스타게이트' 꺼낸 마크롱…미중 AI패권에 도전장

■ 딥시크 쇼크 속 파리AI정상회의 개막

美·佛·日 앞다퉈 최대 수백조 투자

올트먼 “남들 전진할 때 EU는 규제”

삼성·LG·네이버 참석…생존법 모색

AI안전硏도 오픈AI 만나 후방지원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 전날 실무 만찬에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맞이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글로벌 각국 정상과 빅테크 수장이 프랑스 파리에 모인다. AI의 효과적인 사용과 규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지만 딥시크를 앞세운 중국의 ‘AI 쇼크’가 업계를 뒤흔든 상황에서 각국이 경쟁력 위상 제고를 위해 다방면의 전략을 펼치면서 산업 주도권 재편을 위한 격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 개최에 앞서 프랑스가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선두 도약 의지를 선언했고 한국도 정체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빅테크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10~11일(현지 시간) 이틀간 프랑스 파리 그랑펠레에서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가 진행된다. 2023년 11월 영국, 지난해 5월 한국에 이어 프랑스 정부 주최로 세 번째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AI 국제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는 80여 개국 1000여 명이 모여 AI의 △공익적 AI △일과 미래 △혁신과 문화 △신뢰 AI △글로벌 AI 거버넌스 등 5개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글로벌 AI 업계의 거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흔치 않은 자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J D 밴스 미국 부통령, 장궈칭 중국 부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등 빅테크 수장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정부 수석대표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산하 AI 안전 정책 싱크탱크인 AI안전연구소의 김명주 소장,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 배순민 KT AI퓨처랩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의 주된 논의 주제는 AI의 안전한 이용과 관련한 정책이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격화하는 AI 업계의 주도권 경쟁 속에 새로운 질서 재편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딥시크의 기술적 혁신으로 AI 산업의 지정학적 역학 구도에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이뤄진 대규모 행사인 까닭이다. 글로벌 AI 산업의 절대 강자인 미국에 중국이 도전장을 던졌고 프랑스·한국 등 추격 국가들도 선두권 도약을 위한 합종연횡을 준비한다. AP통신은 “정상회의에서 AI 지정학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추격에 발길이 급해진 미국은 AI안전연구소장을 대표단에서 제외하는 등 지금껏 앞장서온 ‘AI 안전’ 관련 논의에서 이탈하는 모습이다. 경쟁국의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성 논의를 우선순위로 둘 수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올트먼 CEO는 행사 개최 직전 현지 매체 기고문을 통해 “AI 규제법 시행을 위해 노력하는 유럽 규제 당국은 남들이 전진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결정이 미래 기회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유럽연합(EU)의 고강도 규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번 회의의 개최국이자 유럽 AI 산업의 대표 주자인 프랑스는 앞으로 수년간 1090억 유로(약 164조 원)를 투자하겠다며 강력한 도약 의지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버금가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프랑스 내 데이터센터 구축에 최대 500억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도 200억 유로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역시 이번 회의에서 적극적인 우군을 확보해 ‘패스트 팔로어’를 넘어 ‘빅3’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AI 서울 정상회의를 기반으로 글로벌 윤리 논의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다지는 한편 선진화한 AI 인프라를 앞세워 빅테크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을 주제로 메인 강연을 한다. 국내 기업 관계자들 또한 우군 확보를 위한 폭넓은 기회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복귀하는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와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선언한 뒤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현지에서 다양한 기업 관계자들과 비공개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소장은 행사 첫날 글로벌 빅테크 가운데 처음으로 오픈AI 임원진을 만나 비공개 미팅을 갖는다. 오픈AI가 글로벌 선두 주자이자 한국 AI 업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만큼 AI안전연구소도 이번 행사에서 최우선순위로 AI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AI안전연구소는 EU식 고강도 규제보다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국내 기업의 안전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인 만큼 비슷한 입장을 가진 오픈AI의 관련 대응 노하우를 정책 연구에 활용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오픈AI 역시 전 세계적 규제 압박에 AI 안전 대응 자구책인 ‘대비 프레임워크’를 마련 중이다. 오픈AI는 최근 올트먼 CEO가 방한해 카카오 서비스에 자사 기술을 도입하기로 하고 삼성전자·SK와의 협력 확대도 타진한 만큼 국내 사업을 위한 정책 공조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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